밴더스내치 : 넷플릭스의 실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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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결정장애자들을 도발하는 초조한 재촉
 새로운 시도 그러나 피곤한 감상
 풍부하지만 부실한 플롯

★★★☆☆


어릴적 게임북이라고 해서 페이지마다 선택의 분기점을 두고 'A를 선택했다면 몇 페이지로 이동' 이런식으로 구성된 책이 있었습니다. 잡지 부록으로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형태가 진화하면서 비디오 게임에도 적극 차용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게임에서 다양한 멀티엔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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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헤비레인'과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인데요. 개인적으로 이렇게 다양한 엔딩이나 분기점이 존재하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최근 플레이 해 본 게임 중 '세키로'도 4개의 엔딩이 존재하고 중간중간 선택지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등장하는데 이런 게임들은 엔딩을 보고 나도 완벽하게 다 끝내지 못한 찝찝함이 남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n회차를 하면서 다른 선택을 해보거나 유튜브를 찾아서 봐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도 제법 소요되고 일일이 찾기가 참 귀찮은 일이죠. 물론 n회차 플레이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환영받을 방식이자 게임사 입장에서도 한번으로 끝내지 않길 바라는 노골적인 장치이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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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독자, 플레이어 그리고 관객이 직접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함으로 전개가 달라지는 콘텐츠를 인터랙티브(interactive) 라고 합니다. 플랫폼의 한계 때문에 영화쪽에서는 적극 시도를 못하다가 ipTV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가 대중화 되면서 영상분야에도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지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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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탄생한 영화 '밴더스내치'. 기존의 결말만 바꿔 추가 영상만을 제공해 주었던 단순 방식을 뛰어 넘어 다양한 분기점과 결말을 제공하는 제대로 된 인터랙티브 무비가 넷플릭스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영화를 처음 플레이하면 이런 방식에 대해 설명해 주고 이해했다는 버튼을 눌러야 비로소 영화가 시작되지요.

플레이중에는 하단에 타임라인이 없습니다. 그래서 런닝타임도 확인할 수 없지요.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면 이전 선택지는 다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10초 앞으로 가기 뒤로가기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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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이 결말에 영향을 주는 선택지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선택지도 있으며 그로인해 러닝타임도 40분 부터 120분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영화의 이런 시도는 재미있고 신선할 수 있지만 딱 초반 몇회만 그렇고 나중에는 중간중간 나오는 분기점마다 일일히 선택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영화 몰입을 방해하고 귀찮아집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선택지에서 타임라인이 서서히 줄어들면 막 초조해지기도 해요.ㅎㅎ 10초 안에 선택을 못하면 알아서 진행은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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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을 하거나 네이버를 검색하면 선택지에 따른 플로우차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제 리뷰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단순히 요약하자면 주인공 스테판이 게임을 개발중인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조종당하는 느낌을 받고 게임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선택지에 따라 넷플릭스 촬영장도 나오는 등 스토리 면에서도 신선한 시도는 좋았으나 플롯 자체는 너무 극단적이거나 허무하고 무엇보다 별 재미가 없습니다. 인터랙티브라는 기술만 빼면 남는게 없는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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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인터랙티브 필름도 흥미롭지만 VR과 결합한 영화가 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공간을 보고 원하는 배우만을 보고 세트도 돌아다니고... 영화장면 속 360도 공간안에 투명인간 혹은 신처럼 제가 원하는 장면만 지켜 보면서 관람하는거죠. 실제로 VR로 연극 공연을 관람했었는데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탄탄한 시나라오로 제작된 인터랙티브 필름이 VR과 만나면 더 환상적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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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술적 진보와 함께 영화도 함께 발맞춰 발전해 나가겠죠? 보수적인 칸에서는 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요? 넷플릭스의 이런 실험 정신은 높이 살만 하며 앞으로 재미와 신선함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명작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당장은 분기점 선택이 음성지원만 되어도 훨씬 편리할 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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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77%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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